한국에서 열린 프로레슬링 경기 이후 뇌진탕 증세를 보인 일본 프로레슬러 코바시 마리카(21)가 주최 측으로부터 "한국은 구급차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번복했다.
지난 1일 코바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 프로레슬링 경기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했다"며 "챔피언 왕좌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코바시는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시에서 열린 '제34회 신한국프로레슬링'에서 메인이벤트인 타이틀 매치에 출전해 승리했다. 하지만 코바시는 경기 중에 발생한 사고로 뇌진탕 증세를 겪었으며, 울먹이며 승리 소감을 겨우 마치는 모습을 보였다.
코바시는 당시 주최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급차를 요청했을 때 '한국은 구급차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러면 차로 병원까지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더니 '손님을 배웅해야 해서 안 된다'고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긴급 상황에서 이러한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또다시 신한국 프로레슬링의 링에서 경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신한국 프로레슬링의 제3대 왕좌를 반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코바시는 "현장에 있었던 선수에게 마음속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무릎으로 제 머리를 고정하면서 구급차가 올 때까지 정확한 지시를 내리며 대응해주셨다. 얼마나 든든한 존재였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코바시의 이러한 주장에 일본 언론들은 주최 측의 안전관리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잇달아 내보냈다. 일부 네티즌들도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윤강철 신한국프로레슬링 대표는 지난 2일 "(사고가 난 뒤) 119에 신고 후 구급차로 선수를 이송했다"며 "구급차 안에는 일본 선수와 대화가 가능한 협회 소속 선수도 동승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포 우리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CT 정밀검사 후 의사의 지시대로 퇴원했고, 모든 진료비도 수납 완료했다. 다음날 공항으로 에스코트해 출국도 도왔다"며 "구급차 안에서 마리카 선수는 셀카(셀프 카메라 사진)를 찍고 SNS에 업로드 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 거짓된 정보로 한일 프로레슬링 교류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표의 입장 발표 이후, 코바시는 “'한국에 구급차가 없다'는 말은 누군가에게 들은 것이며, 윤 대표나 관계자의 발언이 아니다”라며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발언한 것을 정정하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영상 촬영을 한 것은, 모르는 나라에서 죽음을 각오했기 때문에 마지막 상황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찍은 것이다"라며 “쓰러진 뒤 윤씨가 와서 말을 걸거나 상황을 확인하는 등 조치하는 것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코바시 마리카는 2015년 5월 23일에 도쿄 여자 프로레슬링 키타자와 타운홀 대회에서 데뷔한 이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주요 커리어로는 아이언맨 헤비메탈웨이트 챔피언 1회와 도쿄 프린세스 태그팀 챔피언 1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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