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의식 불명 상태예요. 반려견이 오갈 데가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지난달 서초구 동물복지팀을 찾아온 한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에 구청이 발 벗고 나섰다. 노부부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인한 오랜 입원 생활로 아들이 키우던 반려견 2마리가 갈 곳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구청은 이들 반려견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불가피한 사유로 주인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을 때 지자체에서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육포기동물 인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만들어진 ‘사육포기동물 인수 제도’는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원치 않더라도 동물을 유기할 수밖에 없는 사육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해 소유자가 ▲6개월 이상의 장기입원 및 요양 ▲병역 복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거주시설 파괴 ▲가정폭력피해자의 보호시설 입소 등의 경우 지자체에 동물 인수를 신청할 수 있다. 무분별한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신청 사유를 극히 제한적으로 두고 있다고 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청을 위해서는 각종 사유를 설명할 증빙서류 제출이 필수적이다. 구는 신청을 접수하고 나면 사실관계 및 대체 사육자 존재 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꼼꼼히 거치고, 숙려기간도 부여한다.
이 과정을 거쳐 사육포기 결정된 동물은 구의 반려동물 입양시설인 서초동물사랑센터를 통해 보호되고, 이후 입양 절차를 거치게 된다. 앞서 안타까운 사연으로 노부부가 사육포기 신청한 반려견 두 마리도 현재 서초동물사랑센터에 입소해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서초구는 성숙한 동물친화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 서초동물사랑센터의 ‘반려견 아카데미’를 통해 반려견의 사회성을 높이고, ‘독(dog) 피트니스’와 ‘펫로깅(반려견과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행사’ 등 반려견 건강도 챙긴다. 또,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의 상실감 극복을 위한 ‘서리풀 무지개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가족을 잃은 반려 동물이 유기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며 “계속해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성숙한 동물 친화 도시 서초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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