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2초, 3초…9초, 와!”
파5인 8번 홀. 버디를 노리는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의 회심의 퍼트가 홀을 향해 미끄러지듯 굴러갔다. 공이 홀 가장자리에 멈춰 서자 버디를 확신했던 매킬로이의 표정은 순간 굳었다. 매킬로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며 공만 바라보고 있던 그때 미동도 없던 공은 ‘땡그랑’ 소리와 함께 홀 안으로 떨어졌다. 9초에서 10초로 넘어가는 사이였다. 10초 넘게 기다리면 1벌타다.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졌고 그제서야 매킬로이는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스터스 첫 우승과 함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는 매킬로이는 5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오크스 코스(파72)에서 열린 발레로 텍사스 오픈(총상금 920만 달러) 첫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솎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적었다. 선두와 6타 차의 공동 8위다.
최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옛 스승인 부치 하먼에게 ‘족집게 과외’를 받은 매킬로이는 이전 대회보다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샷감을 뽐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킬로이는 하먼과의 수업에 대해 “(하먼은) 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을 알려줬다. 2주 동안 경기력이 나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16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14번 홀(파5) 더블 보기를 에이스로 만회한 것. 1오버파 73타의 공동 80위다.
9언더파 63타의 악샤이 바티아(미국)가 단독 선두다. 지난해 7월 배러쿠다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한 바티아는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쓸어 담았다. 저스틴 로어와 브렌던 토드(이상 미국)가 3타 차 공동 2위(6언더파 66타)로 뒤를 이었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주형과 김성현이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80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안병훈은 공동 106위(2오버파), 이경훈은 공동 138위(5오버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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