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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남자 손석구? 흔쾌히 허락" 감독이 직접 밝힌 '댓글부대' 비하인드 [정지은의 무비이슈다]

안국진 감독이 밝힌 '댓글부대' 비하인드

"원작과 대결한" 감독, 서사와 결말 달라진 이유

손석구 여장남자 밈, 어떻게 제작됐나

안국진 표 블랙코미디, 관객들을 관통한 포인트


정지은 영화 기자와 함께 영화 이슈에 관한 수다를 나눕니다. '무비이슈다'




'댓글부대'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총선을 앞둔 지금, 이때껏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소재를 담은 영화가 등장했다. 현대사회의 어두운 부분에서 여론을 조작하고 사회의 흐름을 만드는 여론 조작팀 '팀알렙'의 이야기가 담긴 '댓글부대'는 개봉 이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댓글부대'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의 인터뷰를 진행해 '댓글부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댓글부대'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총선 앞둔 지금, 진실 찌르는 '댓글부대' = 선거철을 앞두고 개봉한 '댓글부대'는 말 그대로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댓글부대의 존재를 쫓는 기자 임상진(손석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보로 인해 '기레기'라는 악플에 시달리며 위기에 처한 임상진 앞에 여론조작팀 '팀알렙'의 멤버들이 등장하며 임상진은 자신이 추적하던 사실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팀알렙'과 함께 쫓게 된다.

안 감독은 '댓글부대'라는 신선한 소재에 주목했다. 그는 "관객들이 반응할 수 있게 만든 이야기다. 많이 없는, 새로운 틀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소재를 잘 살려서 처음에 생각했던 계획 그대로 끝까지 유지할 수 있길 바랐다"라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댓글부대'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원작과 다르다"...예측 불가능한 서사와 결말 = '댓글부대'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작품 속 캐릭터 이름, 서사, 그리고 결말까지 원작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안 감독은 "원작의 장점으로 본 점은 남겼다. 진실에 집착하고 추구하는 기자가 진실도 거짓도 아닌 것을 취재한 후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아이러니가 재밌었다. 이것만 가지고 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커뮤니티 이야기의 경우 어떤 이야기가 들어가도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여론에 대한 역사를 다루는 것처럼 가보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그중에서도 소설 원작에는 '팀알렙'의 멤버들이 받은 보수를 룸살롱에 가서 성적 욕망을 해소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장면은 '댓글부대' 안에서는 빠져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안 감독은 "그 부분들은 20대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은연중에 그 세대에 대한 대상화인 것 같아서 불편하기도 했다. 진실과 거짓이 섞인 사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 인터넷에 댓글 다는 아이들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서사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안 감독은 원작을 넘어 완벽하게 자신의 구상을 영화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라이벌과 대결하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장강명 작가님은 기자 출신이지만 나는 아니다. (모르는 것이 많아) 준비하는 시간의 90퍼센트 이상을 기자분들과 만나며 시간을 보냈다"라고 회상했다.

'댓글부대'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한국의 애덤 맥케이? 실제 밈 가득한 안국진 표 블랙코미디 = '댓글부대'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밈들이 재구성된 이미지들이 다수 등장한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밈들로 인해 관객들의 몰입도는 올라간다. 이에 대해 안 감독은 밈을 제작하던 시기를 회상하며 "밈이 어설프게 만들어질까 봐 무서웠다. 어설프게 엮으면 가짜처럼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실제 밈으로 활용된 웹툰 원작 작가님들에게 연락해서 다 허락을 받았고 이외에 오리지널로 만드는 밈들은 디자인 회사에서 만들어 준 것을 많이 쓰기도 했지만 잘 만들면 더 가짜 같기도 했다. 편집실에서 그림판으로 급하게 만든 이미지가 더 진짜 같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화제를 모았던 것은 단연 '손석구 여장남자 밈'이었다. 여고생의 몸에 손석구의 얼굴이 합쳐진 밈은 작품을 본 관객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안 감독은 "자체 제작한 밈이다. (후보가) 몇 개 더 있었다. 임상진이 기사를 쓰다가 대중들에게 걸려서 넷카마로 조롱을 당하는 내용을 구현하기 위해 손석구 배우에게 여장한 사진을 넣어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흔쾌히 허락해 줬다. 이왕 할 거면 심하게 해달라고 해서 나오게 된 밈이다"라고 회상했다.

‘댓글부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사진=김규빈 기자


더불어 작품 속에는 실제 기업 혹은 매체와 비슷한 이름으로 작명을 한 존재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이에 대해 안 감독은 "대중 매체 자체를 다루는 영화다. 대중들 눈에는 익숙하고 유명한 이름들이 있다. 허락을 받지 못하면 아예 쓰지 말자는 주의였고 관객이 본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해서 바꿨다. 대학 이름 하나까지도 가짜 같은 것이 싫어서 꼼꼼하게, 하지만 기시감이 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댓글부대'를 세상에 내보낸 이후 '한국의 아담 맥케이'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만큼 안 감독의 블랙코미디가 매우 파격적이고 신랄하게 국내 관객들을 관통했다는 의미다. 안 감독은 자신의 작품 속 블랙코미디에 대해 "과감한 척하는데 과감하지 않은 표현들이 유머의 요소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치라는 점도 재밌었고 '이거 말하면 법으로 걸려'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도 문화적 유머라고 생각했다. 특별한 용기라기보다는 풍자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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