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심 녹지공간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이 시작부터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시범사업이자 우선 추진사업인 다동공원 조성사업이 파출소 이전을 두고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달 10일까지 다동근린공원 조성계획 결정(최초) 주민 의견청취 재열람공고를 진행한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녹지생태 도심 재창조 전략의 우선 추진사업으로 선정된 다동 공원 조성사업을 위한 절차다. 시는 1973년 처음 구역 결정이 된 ‘무교·다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내 다동공원이 온전한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하고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이 일대에 도심 표준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시는 이를 위해 다동공원 조성 기본 및 실시 설계 용역도 진행 중인 가운데 오는 8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다동공원 조성을 위해 파출소 이전이 필요한 만큼 그에 대해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공원 조성을 위해 해당 부지에 위치한 서울 남대문경찰서 태평로파출소의 이전이 선행돼야 하지만 이전 문제를 놓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해 남대문서에 2025년 3월까지 태평로파출소를 이전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태평로파출소가 위치한 토지와 건물은 각각 중구청과 서울시 소유다. 대신 중구청은 경찰청 소유인 장충동 부지에 장충동주민센터를 건립해 사용하고 있다. 시와 중구청은 파출소가 이전할 위치로 중구청이 소유한 인근 한국전력 부지를 함께 매입해 이전하는 방안을 남대문서에 제안했다. 한전 부지는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남대문서는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을 위해 124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남대문서 관계자는 “토지 매입을 위한 계약금 10%가량을 먼저 요청한 뒤 이후 나머지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용에 대한 예산 반영을 순차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면서도 “내년 3월까지 이전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올리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시와 중구가 제시한 한전 부지의 매입이 순탄하게 이뤄질 지도 미지수다. 한전 관계자는 “서울시나 중구로부터 공식적으로 토지 매각과 관련해 제안받은 게 없다”며 “남대문서가 비공식적으로 한전 소유 부지에 대해 문의해 매입을 제안하긴 했지만 그 뒤로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부지를 임대하는 방안은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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