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 인근서 4.8 지진…동북부 지역 22년來 최대 규모

맨해튼 65㎞ 떨어진 뉴저지주 진원…불안에 떤 주민들, 보스턴서도 진동 감지

항공기·열차 운행 일시 차질…시민들, 뉴욕시 40분 뒤늦은 재난문자 '뭇매'

"큰 공사하는 줄 알았다" 일부 건물 손상, 가구 대피…첫 진앙 부근서 4.0 여진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에서 서쪽 방향으로 60여㎞ 떨어진 곳에서 규모 5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해 인구밀집도가 높은 동북부 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아직 인명 피해나 심각한 건물 파손 등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뉴저지주 일부 지역은 건물이 균열돼 주민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이 일어났지만 뉴욕시 당국은 40분이나 지나 재난알림문자를 보내 늦장 대응 비판에 휩싸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3분께 뉴저지주 헌터돈 카운티의 화이트하우스역 부근에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으로 동쪽으로 약 65㎞ 떨어진 뉴욕 맨해튼은 물론 350㎞ 이상 떨어진 보스턴에서도 건물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주 버겐 카운티 일대에도 갑작스런 건물 흔들림에 주민들이 불안을 느꼈다.

지진 발생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집이나 사무실 바닥과 집기류가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다는 뉴욕 주민들의 글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5시 59분께에는 첫 진앙 부근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에서 규모 4.0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 동북부 지역은 규모가 4를 넘어서는 지진 발생 빈도가 높지 않은 지역이다.

지진 빈도가 낮은 인구 밀집 대도시에서 건물의 흔들리자 미국 현지 매체들은 지진 발생을 일제히 긴급 속보로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지진이 2011년 버지니아주를 진원으로 한 규모 5.9 지진 이후 미 동부 일대에서 가장 큰 지진이라고 소개했다.

미 CNN 방송은 뉴욕·뉴저지·버몬트주 등 동북부 지역에 기준으로 2002년 4월 뉴욕주 북부 플래츠버그시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지진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지진으로 미 동북부 일대 항공, 철도 등 교통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지진 여파로 뉴욕 일대 JFK 국제공항, 뉴어크 국제공항, 라과디아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잠시 중단됐다가 복구됐다. 전미여객철도공사는 뉴욕·뉴저지 인근 열차 운행 속도를 줄였고, 뉴욕시 맨해튼과 뉴저지주를 잇는 홀랜드터널은 안전점검을 위해 통행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뉴욕시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주요한 충격이나 피해가 보고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시는 지진 발생 이후 약 26분이 지난 오전 10시 49분 경보 알림을 전송하는 등 늦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