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도시공사 소속 팀장 A(48)씨가 5년 간 폭언·갑질 등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저질렀음에도 감봉 3개월이라는 경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 일로 인해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7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신고 및 의견서’에 따르면 피해자 7명은 지난해 9월 A씨가 2019년부터 5년 간 여주도시공사 팀장으로 지내면서 폭언과 부당한 업무지시, 휴일 근무 강요, 사적 심부름 등 수 차례의 직장 내 괴롭힘을 저질러 왔다고 신고했다.
신고서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주 1~4회 회식을 열고 지속적으로 팀원들에게 참석을 강요했다. 2019년에는 ‘충성도 테스트’ 명목으로 밤 9시께 팀원 B씨에게 “맥주집으로 나오라”며 갑작스럽게 전화를 거는 일도 있었다. 당시 A씨는 다른 팀장과 술을 마시던 중 직원 중 누가 더 빨리 도착하는지를 두고 내기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속어를 섞어 직원을 호칭하는 등 상습적인 폭언도 이어졌다. A씨는 팀원 C씨가 회식에 불참하자 이에 불만을 갖고 C씨가 ‘관심병사’라며 업무 능력을 폄하하거나 C씨의 보고를 “마음에 안 든다”며 5차례 이상 반려하는 등 보복했다. 직원들에게 연휴에 출근을 강요하거나 사적 심부름을 시키기도 했다.
A씨는 직원 D씨에게 저지른 성희롱으로 인해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지난달 22일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이 참고인 진술 등 추가 증거에 대한 보완 수사를 요구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건에 대해 여주도시공사 인사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익명 신고가 접수된 뒤 조사 끝에 피해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난해 12월 A씨에게 월 9만 8000원씩 감봉 3개월이라는 경징계를 내렸다. 여주도시공사 인사규정 시행내규에 따르면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파면·해임 처분을 내려야 한다.
피해자들은 2차 가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업무상 제대로 된 분리 조치가 진행되지 않고, A씨가 ‘사과했다’며 소문을 퍼뜨리면서 2차 가해가 이어져 피해자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주도시공사 측은 “양측으로부터 공사 상대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여주도시공사에 직위해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각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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