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가 제품 공급과잉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중 양국이 이 문제를 논의할 공식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 측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인데 중국 측은 미국의 수출통제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7일(현지 시간) ‘중국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나 중국 산업의 과잉생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는 “미중이 국내 및 세계 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 집중적인 대화를 갖기로 했다”면서 “이 기회를 이용해 미국 근로자와 기업을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을 옹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이번 합의가 양보인지 아니면 미국의 보복을 지연시키기 위한 의도인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은 우리 시장에 중국 수출품이 넘쳐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는 “나는 최근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춘 중국과 더 이상 경쟁할 수 없어 문을 닫은 조지아주의 태양광 회사를 방문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곳곳에서는 극심한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이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초저가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면서 글로벌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는 이른바 ‘차이나 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중국 신화통신은 “(옐런의 주장은)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이 공포감 조성에 매달리지 말고 자체적으로 혁신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또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 및 무역 제재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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