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접경 국가인 슬로바키아의 신임 대통령으로 친러시아 성향인 페테르 펠레그리니(48·사진) 전 총리가 당선됐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슬로바키아 대선 개표 결과 펠레그리니 전 총리가 53.26%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했다. 경쟁 후보였던 친서방 성향인 야당 후보 이반 코르초크 전 외무장관은 46.73%에 그쳤다.
당초 코르초크 전 장관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한 스테판 하라빈 후보 지지 세력이 결선투표에서 펠레그리니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는 분석이다. 펠레그리니 전 총리는 이날 선거운동본부에서 당선을 확정 짓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지원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나는 슬로바키아가 전쟁의 편이 아닌 평화의 편에 설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의원내각제인 슬로바키아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제한적이지만 헌법재판소에서 법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고는 친러 세력인 로베르트 피초 현 총리를 견제할 수 있는 야권 후보의 당선 여부에 서방의 이목이 집중됐다. 현재 정부를 이끄는 사회민주당(SMER-SD)의 피초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영토를 넘겨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친서방 성향인 주자나 차푸토바 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슬로바키아는 대통령과 총리 모두 친러 성향으로 이뤄지게 됐다. 현재 정부를 이끌고 있는 피초 총리와 펠리그리니 전 총리는 스메르사회민주당(SMER-SD) 소속으로 활동해오다 2018년 펠레그리니 전 총리가 흘라스사회민주당(HLAS-SD)을 창당하면서 결별했다. 이후 지난해 슬로바키아국민당(SNS)과 함께 다시 연정을 구성하며 손을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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