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국내 소극장 신화를 쓴 국내 최초 민간 설립 극장인 ‘삼일로 창고극장’이 모노드라마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5일 “삼일로창고극장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이어가기 위한 행사로 오는 11일부터 ‘제1회 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발'을 연다”고 밝혔다.
모노드라마는 배우 1명이 홀로 공연하는 극을 말한다. 삼일로창고극장은 1975년 ‘에저또 창고극장’으로 문을 연 후 1977년 배우 추송웅(1941~1985)이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을 공연하며 4개월간 약 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공연 문화의 변화로 운영난을 겪으며 잦은 폐관과 재개관을 반복해 왔다. 극장은 2017년부터 서울시가 10년간 장기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한국연극협회가 3년간 위탁 운영하면서 손 이사장이 극장장을 겸하게 됐다.
손 이사장은 “대학로 학전을 비롯해 많은 극장이 폐관되는 가운데 이곳에서 역사성과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첫 행사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이곳을 광장 같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1일부터 5월 26일까지 한 달 넘게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는 초청된 해외 2개 팀과 국내 5개 극단의 공연이 열린다. 하반신 마비를 극복한 네덜란드 배우 푼다가 휠체어를 타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개막작 ‘푼다 킵스 롤링 온’이 개막작이다. 국내에서는 배우 장두이가 ‘돌아온 빨간 피터’와 극단 도시락의 ‘하이타이’, 지정남의 ‘오월 1인극 환생굿’, 창작집단 거기가면의 ‘The One 시즌3’이 관객을 만난다. 폐막작은 5월 23∼26일 창작집단 아리가 선보이는 ‘허윤정의 어느 배우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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