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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 난동에 경찰관 쏜 총 맞은 행인…法 "국가, 2억 배상하라"

2022년, 맹견 제압하려 총 쏜 경찰관

총알 도비 돼 길 가던 행인 A 씨 맞춰

法 "무기사용 허용범위 벗어난 위법"

서울중앙지법. 연합뉴스




경찰관이 맹견을 제압하기 위해 쏜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미국인에게 국가가 치료비와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9부(고승일 부장판사)는 지난 4일 미국 국적의 A(68)씨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약 2억 9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3월 경기 평택시의 한 거리에서 경찰이 맹견을 제압하기 위해 쏜 총의 총알이 바닥에 튕겨 도비되면서 우측 턱 부위 골절 등 상해를 입은 바 있다.

당시 경찰은 맹견으로 분류되는 ‘핏불테리어’가 산책 중이던 행인과 애완견을 문 뒤 근처 민가로 들어가 개를 물어뜯으며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테이저건을 한 차례 쐈다.



하지만 핏불테리어가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 도망가자 사살을 결정한 경찰이 인도에 멈춰 선 핏불테리를 향해 총을 쐈지만 빗나가 바닥에 튕기면서 인근 도로에 있던 A 씨를 맞췄다.

재판부는 “사고가 무기 사용의 허용범위를 벗어난 경찰관의 위법행위로 발생했기 때문에 국가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찰이 부득이하게 총기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고, 도비탄(발사 후 장애물에 닿아 탄도를 이탈한 탄환)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변인의 접근을 막지도 않아 총기 사용에 필요한 현장 조치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A 씨에게도 전방을 잘 살피며 보행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국가 배상 책임을 90%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총을 쏜 경찰관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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