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온라인에 유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허위 조작 영상 제작자를 특정했다고 8일 밝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허위 영상과 관련해 추적을 통해 작성자를 특정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라며 "본인도 자신이 (영상을) 만든 게 맞다고 시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남성에게 당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정당에 소속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으며 최근 압수수색을 하기도 했다.
조 청장은 "별도로 영상을 유통한 9명도 특정했고 이 중 3명을 조사했다. 남은 6명도 조사할 예정"이라며 "(작성자와) 혐의는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이들이 작성자와 집단적으로 범행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틱톡과 메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퍼졌다.
44초 분량의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등장해 현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스스로 거론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영상이 퍼지자, 국민의힘은 이를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보고 지난 2월 경찰에 고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윤 대통령의 연설 장면을 조작한 허위 영상 정보 22건을 플랫폼상에서 삭제·접속 차단 조치했다.
해당 영상은 당초 딥페이크(Deepfake·AI로 만든 영상·이미지 합성 조작물)로 알려졌으나 기술적으로 확인한 결과 2022년 2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진행한 TV 연설 장면을 짜깁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2월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7개 단체는 해당 영상 관련 수사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반발에 나섰다. 영상에서 가상임을 밝히고 있고, 윤 대통령에 대한 어떠한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서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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