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전체 254개 지역구 의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달려 있는 수도권의 승부는 신(新)정치1번지로 부상한 서울 용산을 필두로 경기 분당갑·을 등 서른 곳 안팎의 접전지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1%포인트 싸움을 벌이는 초박빙 승부처는 26~31곳으로 나타났다. 4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후 각 당은 각자 ‘경합 열세’ 지역에서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발생했거나 혹은 ‘경합 우세’ 지역에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선전하며 투표일에 지지층 결집을 통해 막판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서울에서는 ‘한강 벨트’에 살얼음판 승부처가 집중돼 있다. 대통령실이 이전하며 존재감이 높아진 용산에서는 현역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 수성전을 펼친다. 4년 전 권 후보는 강 후보에게 890표(0.67%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이는 당시 서울 49개 지역구 중 최소 표차 당선이었다.
당초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던 동작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격적인 지원 유세로 류삼영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탄력이 붙었다. 나 후보와 류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세를 보였다. 박성준 민주당 후보와 이혜훈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중·성동을, 김민석 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의 ‘리턴매치’가 벌어진 영등포을 역시 사전투표 종료 후 선거 분위기가 더욱 달아오른 곳들이다.
또 다른 한강 벨트 지역으로 묶이는 광진갑·을, 양천갑, 강동갑도 투표함을 전부 열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로 꼽힌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전통적 험지였던 강남을과 서초을, 송파갑·을 등 강남 3구의 일부 지역구 역시 박빙세라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는 분당갑·을이 나란히 초접전지로 이름을 올렸다. 분당갑에서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현역인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 간 ‘거물 대결’이, 분당을에서는 친명 핵심 김병욱 민주당 후보와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간 ‘이·윤(이재명·윤석열) 대리전’이 곧 종지부를 찍는다.
이 대표가 경기권 격전지 중 한 곳으로 콕 짚은 포천·가평도 주목받고 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포천·가평에서는 국민의힘 지역구 최연소 후보인 김용태 후보와 포천시장을 지낸 한나라당 출신 박윤국 민주당 후보가 접전 중이다. 반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세 차례 방문해 힘을 실어준 경기 오산에서는 ‘스타 강사’ 출신 김효은 후보가 차지호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 중이다. 이천과 안성, 용인갑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판세다.
3파전이 벌어진 화성을에서는 공영운 민주당 후보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후보가 ‘골든크로스’를 끌어냈다고 평가해 실제 개표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인천에서는 ‘명룡(이재명·원희룡) 대전’이 펼쳐진 계양을 외에도 중·강화·옹진, 연수갑·을에서 경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역 윤상현 국민의힘 후보와 남영희 민주당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된 동·미추홀을은 이번에도 인천 최고 박빙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년 전 무소속이었던 윤 후보는 남 후보에게 전국 최소 득표 차인 171표(0.15%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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