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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제주·호남 건너뛴 한동훈…지역선 '홀대론' 토로

제주 3개 선거구 5회 연속 민주당 석권

"여론 안 좋아져 선거운동 힘들어"

韓, 의석 많고 접전인 수도권에 집중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 살리기' 제22대 총선 파이널 총력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욱 기자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지난달 28일 시작해 지난 9일 끝났다. 13일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하루 10곳 넘게 도는 강행군을 펼쳤지만 제주와 호남은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해당 지역에서는 홀대론이 불거지고 캠프 관계자들은 ‘험지’로 분류되는 곳에서 뛰는데 더 힘이 빠진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관계자는 9일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4·3 때도 그렇고 선거운동 기간 제주를 방문하지 않아 지역 언론이나 시민들 사이에서 ‘제주 홀대론’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1월부터 한 위원장 방문을 중앙당에 요청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는다 했는데 저희 입장에선 속상하다. 저희도 이러한 여론에 이제 더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더라”며 “선거 기간에 이런 부분들 때문에 힘든 점이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올 1월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는 등 호남을 찾은 적은 있으나 위원장 자격으로 제주에 간 적은 없다. 제주의 한 국민의힘 캠프 측은 “민주당 측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4·3 추념식 불참을 꺼낼 때마다 곤란하다. 여권의 ‘제주 패싱’ 이미지가 굳어져 걱정이다"고 말했다.



제주는 대표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여권의 험지로 통한다. 민주당은 지난 17대 총선부터 5회 연속 제주 3개 의석을 모두 차지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한 위원장이 제주와 호남을 건너뛴 건 당선 가능성이 낮은 곳 대신 접전이거나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데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150회 가까운 지원 유세 중 수도권만 90여 차례 방문했다. 수도권은 지역구 254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몰려 있다. 의석이 많거니와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는 수도권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충청권 탈환도 노리고 있는 만큼 충청 지역도 20차례 넘게 찾았다. '낙동강 벨트'를 포함한 부산·울산·경남 지역도 20여 차례 방문했다.

일각에서는 야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4·3 추념식 행사에 빠지거나 야당의 ‘텃밭’을 건너뛴 게 전국의 중도층 표심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제주와 호남을 특정 이유로 방문하지 않은 건 아니다. 유세 일정을 잡다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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