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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노벨상 후보' 황석영, 英 부커상부터 거머쥐나

한국 근현대사 노동자의 삶 다뤄

2020년 출간 해외 6개국서 번역

내달 21일 수상땐 韓 두번째 영예

황석영 작가. 사진 제공=창비




황석영(81)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의 최종후보(숏리스트)에 올랐다. 황 작가가 수상할 경우 2016년 한강의 ‘채식주의자’ 이후 두 번째가 된다. 부커상은 스웨덴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평가된다. ‘영원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황 작가가 부커상을 먼저 거머쥘지 주목된다.

영국 부커상 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철도원 삼대’의 영문판인 ‘마터 2-10’(Mater 2-10)을 포함한 최종후보작 6편을 발표했다. 황석영은 ‘철도원 삼대’를 영어로 옮긴 번역가 소라 김 러셀(김소라), 영재 조세핀 배(배영재)와 함께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의 최종후보가 됐다.

다른 최종후보작 5편은 △셀바 알마다(아르헨티나)의 ‘강이 아닌’ △옌테 포스트후마(네덜란드)의 ‘내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 △이아 겐베르크(스웨덴)의 ‘디테일들’ △이타마 비에이라 주니어(브라질)의 ‘구부러진 쟁기’ △예니 에르펜벡(독일)의 ‘카이로스’ 등이다. 수상작은 5월 21일 공개된다.

지난 2020년 출간된 ‘철도원 삼대’는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100년 근현대사를 철도원 가족 삼대에서 공장 노동자인 증손까지 이어지는 서사를 통해 한국 노동자의 삶을 문학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5만부 가량이 팔렸고, 해외 6개국에 번역 출판됐다.

황석영은 ‘작가의 말’에서 “유년기의 추억이 깃든 내 고향의 이야기며 동시대 노동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면서 “한국문학의 비워진 부분을 채워 넣으면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헌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석영은 장편소설 ‘해질 무렵(At Dusk)’로 2022년 부커상 1차후보(롱리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







황 작가는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 중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소설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객지’, ‘삼포 가는 길’, ‘한씨 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바리데기’, ‘오래된 정원’, ‘손님’ 등이 있다.

‘노벨문학상’에도 단골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인연이 되지는 못했다. 황석영은 지난 2020년 ‘철도원 삼대’의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 질문에 “그건 이제 낡은 이야기”라며 “자국 작가가 아닌 이상 노벨상 받아도 이제 해외 매체들은 단신으로 처리할 뿐이다. 저도 별로 관심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부커상 최종후보 선정과 관련해 출판사 창비는 오는 17일 황 작가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를 동등하게 인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소설가 한강이 2016년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 최초로 수상했다. 정보라와 천명관이 2022년과 지난해에 각각 ‘저주토끼’와 ‘고래’로 최종후보에 올랐었다.

올해 수상작은 5월 21일 런던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수상 작가와 번역가에게 모두 5만 파운드(약 8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정혜진·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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