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일방 삭감을 비판하며 정계 입문을 선언한 황정아(47·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전 유성을에서 5선을 지낸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을 꺾고 당선되며 국회에 진출한다. 황 당선인은 지난해 말 정부의 R&D 예산 삭감 논란 와중에 올해 1월 당 총선 ‘6호 인재’로 영입된 이공계 인사다.
황 당선인은 이공계 국책연구소가 밀집한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천문연구원에서 2007년부터 재직하며 책임연구원까지 올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2003년 ‘과학기술위성 1호’부터 2023년 군집위성 ‘도요샛’ 등 각종 인공위성 개발에 참여한 항공우주 전문가다. 황 당선인은 군 정찰위성을 개발하는 ‘425 사업’ 및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력도 갖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R&D 예산 삭감에 대항하고자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황 당선인은 공약 역시 관련 예산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R&D 예산을 총지출의 5% 이상 투입하는 ‘국가예산목표제’를 법제화하고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한국형 하르나크 원칙’을 명문화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R&D 추가경정예산’도 연내 추진하는 한편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을 다시 증액하겠다고도 공약했다. 정부의 우주항공청 설립과 관련해서는 우주항공청의 R&D와 산업 육성 기능을 분리하는 한편 신설한 연구개발본부를 대전에 유치하겠다고도 밝혔다.
그의 당선은 지역에서 5선을 지낸 ‘터줏대감’ 이 의원을 눌렀다는 것과 대전 지역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했다는 의미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 비판에 앞장섰던 이 의원은 올 1월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겨 6선 도전에 나섰으나 황 당선인에게 밀려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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