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제22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지역구를 탈환했다. 24년 전 장인의 지역구에서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을 누르고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곽 당선인의 승리로 민주당은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내줬던 종로를 2년 만에 되찾았다. 16~18대 총선에서는 보수 정당이, 19~21대 총선에서는 진보 정당이 종로를 차지했지만 그 이후 대선과 보궐선거·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모두 패한 바 있다. 곽 당선인으로서는 장인인 노 전 대통령의 지역구를 이어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98년 보궐선거로 종로에서 당선돼 2000년까지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냈다. 곽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노무현 정치’의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이 현실의 선거에서 반영됐다는 의미”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로는 전직 대통령과 대권 잠룡들이 거쳐간 정치 1번지인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앞서 노 전 대통령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세균·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종로에서 금배지를 단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정치적 상징성을 잃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야 후보들은 앞다퉈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종로 출마를 준비했으나 포기하고 경기 성남분당갑으로 옮겼다. 그 결과 곽 당선인은 경선 없이 단수 공천됐다.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으로 변호사가 된 곽 당선인은 2003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던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와 결혼했다. 변호사로 줄곧 활동하다 2019년 처음으로 정계 진출을 선언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충북 옥천·보은에 출마했으나 박덕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에게 패했다. 이후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부원장으로 2022년까지 근무했고 민주당 종로지역위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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