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화성·용인·안양·광명·평택 등 경기 지역내 5개 지역에서 2만 6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이는 경기 전체 입주 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매매 수요가 전세로 쏠리며 전셋값이 뛰고 있는 가운데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들의 전셋값이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경기 지역 입주예정(민간·임대 포함) 물량은 총 4만 5598가구다. 용인이 6710가구(14%)로 가장 많은 가운데 △화성(6402가구, 13%) △안양(5523가구, 11%) △광명(4395가구, 9%) 등 주로 수도권 남서부에 물량이 집중됐다.
용인 처인구에서는 오는 8월과 11월에 각각 ‘힐스테이트용인고진역(2703가구)’과 ‘힐스테이트몬테로이(2413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화성에서는 ‘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1227가구)’가 오는 6월 입주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지난해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376.99대 1에 달했던 이 단지는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수혜를 입은 대표 단지다. 현재 전용면적 84㎡ 전세 호가는 3억 6000만 원대로 주변 단지와 비슷하게 형성돼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 사전점검을 마치고 30평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입주가 가까워질수록 물건이 더 쌓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광명에서는 올 하반기 ‘트리우스광명(3344가구)’ 등 4395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재건축이 활발한 광명은 올 상반기 입주 물량이 ‘0’을 기록하는 등 그동안 주택 공급 부족을 겪었다. 이에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전셋값이 전주보다 0.24%가량 뛰어 경기 지역 중 최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말 전셋값이 6억 5000만~8000만 원대였지만, 지난달 7억 4000만 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안양의 올 하반기 대표 입주 단지는 ‘안양역푸르지오더샵(2736가구)’ 등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은 국지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입주 물량이 한 번에 몰리면 몰릴수록 변동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내년 입주절벽이 예고된 가운데 전셋값이 하락하는 지역을 위주로 임차 수요가 더욱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경기 지역 입주예정 물량은 5만 6819가구로 올해보다 약 47% 감소한다. 이는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착공 실적이 급감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경기 지역의 주택 착공실적은 19만 4224가구로 전년 대비 약 48% 감소했다.
서울에서는 올 하반기 강동구와 송파구의 전셋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애초 내년 1월로 예정됐던 1만 2000가구 규모의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의 입주 시기가 올해 11월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이 단지 역시 최초 입주일로부터 실거주 의무가 3년간 유예된다. 현재 전용 84㎡ 전세 매물은 6억 3000만 원~8억 원대에 형성돼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에 임대 수요가 쏠리면서 인근 단지 같은 평형대 전세 호가도 7억 원대에서 6억 원 초반대로 낮아지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처치랩장은 “기준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면서 올 하반기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 중 입주 물량이 많은 곳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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