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을 벌인 현지 부동산 재벌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횡령 금액은 약 16조 4000억원으로 베트남 GDP(국내총생산)의 3%를 넘는 규모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호치민 인민 법원은 부동산 개발업체 반틴팟 홀딩스의 쯔엉미란 회장(68)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블룸버그는 베트남 공산당이 부패를 단속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엄중한 처벌이라고 밝혔다.
란 회장은 측근과 공모해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동(약 16조400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횡령액은 베트남 GDP의 3%가 넘는 규모로,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시아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사기 범죄로 꼽힌다. 검찰은 횡령액에 대한 대출 이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으로 SCB가 입은 금전적 손실은 498조동(26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란 회장에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란 회장 측은 “고의로 법을 어기고 국가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5주간 진행된 이번 사건 관련 재판은 호치민 인민 법원의 삼엄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만 86명으로 이 중에는 란 회장의 남편인 홍콩 출신 사업가와 란 회장의 조카는 물론, 이들의 횡령을 눈감아준 감사 담당 공무원들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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