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홍보대사인 배우 류준열이 골프대회의 캐디로 등장하면서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논란에 또 다시 휩싸였다. 류준열은 앞서도 그린피스 홍보대사임에도 ‘골프 마이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홍보대사 자격이 없다며 일부 그린피스 후원자들은 그를 홍보대사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후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파3 콘테스트가 열렸다. 류준열은 이날 올해 마스터스 출전자 김주형의 캐디로 모습을 드러냈다.
파3 콘테스트는 마스터스 개막 전날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기는 자리로, 선수들이 대회장 내 9개의 파3 홀을 돌며 진행하는 이벤트 경기다. 선수들은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캐디를 맡기기도 하고 이들이 선수 대신 샷을 하기도 한다.
김주형은 교회 지인으로 알려진 류준열에게 캐디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류준열은 이날 마스터스 고유의 흰 캐디복과 초록색 모자 차림으로 등장해 김주형의 백을 들었다. 또 류준열은 김주형으로부터 퍼터를 넘겨받아 직접 샷을 선보이는 등 환한 표정으로 라운드를 마쳤다.
다만 류준열이 지난해부터 그린피스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골프를 즐기는 행보가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골프는 골프장 건설과 잔디 유지 과정에서 환경 파괴에 주범이 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날 대회에서도 논란을 의식한 듯 류준열은 "지금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 밖에도 류준열은 지난달 19일 한 행사에서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착용해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누리꾼들은 "환경단체 홍보하면서 골프를 즐기는 건 납득이 안 된다", "골프가 좋으면 환경운동은 하지 말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류준열의 그린피스 홍보대사 하차를 요구했다. 그린피스 측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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