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미국이 국제 사회 평화를 위한 부담을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일본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한 걸음 내딛게 된 일본이 군사적 역할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일본인들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우리 뿐만 아니라 인류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하겠다”면서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중국의 군사행동 등 대외 정책,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등 도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러시아 미사일 지원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은 수십년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미국이 국가 간의 문제와 관련해 계속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다 총리는 국제 질서를 홀로 지탱해온 미국의 노력을 ‘외로움과 피로’ ‘무거운 부담’이라고 표현하면서 “세계가 미국의 리더십을 바라보고 있지만 미국이 모든 것을 아무 도움 없이 혼자 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동맹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일본의 변치 않는 동맹과 지속되는 우정을 약속한다”며 “우리는 오늘, 그리고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은 주요 7개국(G7)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등 주요 관련국들과 함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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