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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북중·중러 정상회담 이어가는데…총선 후 외교 정책은?

총선 와중에 한반도 둘러싼 미중러일 교류 이어가

22대 국회에 외교안보 전문가 대거 입성하는데

국정 기조 전환 움직임에도 외교정책 기조는 유지

첫 단추는 5월 한중일 정상회담…오커스도 주목


국내에서 22대 총선이 치러지는 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는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며 분주하게 움직였다.총선 결과 여당이 참패하며 국정 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외교안보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중친선의 해' 개막식이 지난 12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됐다고 13일 보도했다. 개막식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방북 중인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




◇밀착하는 미·일과 북·중·러…북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13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권력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은 지난 12일 동평양대극장에서 펼쳐진 ‘조중친선의 해’ 개막식에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조중(북중)친선은 반제 자주와 평화, 사회주의 위업 실현을 위한 장구한 여정에서 피로써 맺어지고 계승 발전되어 온 불패의 친선이며 공동의 소중한 재부”라며 “조중 관계는 결코 지리적으로 가까워서만이 아니라 공동의 위업을 위한 간고한 투쟁 과정에 굳건히 맺어지고 공고화된 것으로 하여 더욱더 값비싸고 고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오 위원장은 “중국과 조선은 산과 강이 잇닿아있는 사회주의의 친선적 인방”이라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쌍방은 운명을 함께 하면서 피로써 위대한 전투적 우의를 맺었으며 정성을 다해 굳게 뭉쳐 공동의 이익과 국제사회의 정의를 지켜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당,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께서 같이 하신 중요한 공동 인식을 철저히 관철하며 외교관계 설정 75돌 및 중조친선의 해를 계기로 전략적 호상 신뢰를 심화하고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시대와 더불어 중조친선의 새로운 장을 함께 펼쳐나갈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오러지(왼쪽)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최룡해(오른쪽)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1일 평양에서 회담을 가졌다. 조선중앙통신



자오 위원장은 13일까지 북한에 머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날 것으로 예상돼 수교 75주년을 맞아 북중 정상회담 추진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여기에 내달엔 중러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 가능성도 높다. 북중러 밀착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안보·기술 동맹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는데 중국 견제를 위해 무기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미군과 자위대를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지휘 체제를 바꾼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이 세계 평화 유지 부담을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일본이 적극 돕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을 믿고 환영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여기에 더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도 추진한다. 미·일은 필리핀과도 사상 첫 3국 정상회의를 열고 합동 순찰과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엔 일본이 첨단 기술 개발 파트너로 참여한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국빈 환영행사를 마친 뒤 오벌 오피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9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AP연합뉴스



◇총선 이후에도 외교안보 정책은 그대로…한중일 정상회담이 첫 단추


한편 총선 이후에도 우리의 외교안보정책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가에 따르면 향후 개각에서 외교부는 조태열 장관이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전세계적으로 국지전이 벌어지는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교안보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 중에서도 국가안보실 소속 인사들은 자진 퇴진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이번 총선에서는 외교·안보 전문가가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우선 북핵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인사 2명이 여야 비례대표를 통해 당선됐다. 직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김건 국민의미래 후보는 비례대표 6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대사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2번을 받아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위 전 대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일했다. 외교에 있어서 ‘한국형 좌표’를 설정해 대중국, 대러시아, 대미국 외교를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외 또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6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다. 한·미 동맹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이다. 2021년 펴낸 저서에서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 상태에 비유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통일부 출신으로는 김기웅 전 차관이 대구 중·남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로 정부의 외교 정책이 흔들릴 수는 있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봤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빅터 차 부소장은 총선 결과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의회 사이의 경색된 관계가 지속될 것을 시사한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포퓰리즘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에 외교정책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현재의 방향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총선 이후 외교 안보 정책 기조에 대해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현재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단추는 다음 달 서울에서 개최를 두고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다. 그간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며 중국과는 다소 소원해졌다는 평가가 계속됐는데 이번 정상회의가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오커스 참여도 주요 현안이다. 최근 오커스가 일본을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미국 백악관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뉴질랜드 등 다양한 파트너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첨단기술 등 여러 전략적 분야에서 오커스와 협력하는 데 열려있는 입장이고 또한 긴밀히 교감해오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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