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중 4·10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과 국정·인사 쇄신의 방향에 대해 직접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총선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을 뿐 국민 앞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국무총리 및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총리 후보로는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등 친윤계 중진 의원 등이, 신임 비서실장으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무적 감각을 가진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다.
국정을 쇄신하려면 ‘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요직에 기용해야 한다. 특히 헌법 86조에 따라 ‘행정 각부 통할’ 역할을 해야 하는 국무총리 후보로는 통합 리더십과 능력·경륜을 고루 갖춘 인사를 지명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거나 친윤(親尹) 인사는 총리 후보에서 가급적 배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회 다수당의 임명 동의도 받아야 하므로 거대 야당이 강력 반대하는 후보를 지명해 정면충돌하는 사태는 피하는 게 좋다.
또 윤 대통령이 제1당인 야당의 대표와도 조속히 만나야 한다. 북중러의 밀착, 중동 확전 우려 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만큼 여야 수장이 한자리에 앉아 경제·안보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여야의 기 싸움에서 벗어나야 국정 안정을 추구할 수 있으므로 “야권에 끌려가면 안 된다”는 여권 일부의 얘기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할 때 더 낮고 반성하는 자세로 변화와 쇄신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불통과 독선에서 벗어나 소통과 경청·설득의 리더십으로 전환하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앞으로는 대국민 담화보다는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전환해가야 한다. 윤 대통령이 그동안 추진해온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한미동맹 강화,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 등은 바람직한 국정 과제였다. 이 같은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진정한 변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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