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교외의 쇼핑몰에서 6명이 사망하는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홀로 범인과 맞서 더 큰 피해를 막은 여성 경찰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14일(현지시간) 7NEW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20분쯤 시드니 동부 본다이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 칼부림이 발생했다. 6명이 목숨을 잃었고, 10여명은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현장에 있던 에이미 스콧 경위가 범인을 사살하면서 마무리됐다. 스콧 경위는 센터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범인의 위치를 파악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스콧 경위는 5층에 있던 범인에게 달려간 뒤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말했으나, 범인이 명령에 따르지 않자 망설이지 않고 총을 쏴 진압했다.
한 목격자는 이 매체에 “그녀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으면 범인은 더 많은 살인을 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스콧 경위는 이후에도 범인의 공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들에게 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는 모습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됐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스콧 경위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맞서며 여러 생명을 구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의 영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흉기를 든 범인을 에스컬레이터에서 막아서는 남성의 모습도 SNS에 빠르게 확산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5초짜리 영상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려고 하는 범인을 흰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쇠기둥을 들고 막고 있는 모습이다.
이 남성이 기둥을 들고 범인에게 던질듯이 다가가자, 범인은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더 올라가지 않고 멈춰 섰다. 흰 셔츠의 남성이 범인과 대치하는 동안 다른 매장 안으로 숨는 쇼핑객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범인에 용감하게 맞선 이 남성은 프랑스 출신의 데미안 게로로 알려졌다. 게로는 7NEWS에 “범인의 눈이 공허해 보였다”며 “친구와 계단을 내려가는 범인에게 기둥을 던지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의 범인이 40세 남성 조엘 카우치라고 발표했다. 카우치는 퀸즐랜드주에서 수년간 영어 과외 교사로 일하다 최근 NSW주 시드니로 이사했다. 그는 범죄 전력이 없지만 과거 정신 건강 문제를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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