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과 이슬라엘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 외교장관들에게 제5차 중동전으로의 확전을 막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장관,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부총리 겸 외교장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등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사태의 악화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조율된 외교적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 인질 석방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역시 이날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사태 악화를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밝히는 한편, 미국이 이스라엘을 계속 방어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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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인이 운영하는 기업의 선박을 나포한 데 이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무장 무인기(드론)를 대규모로 날리고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의 공격은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7명의 군인이 사망한 지 12일 만이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아이언돔을 비롯한 다층 방공망으로 이란이 발사한 각종 발사체의 99%를 격추해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밝히면서도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시점을 두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이르면 15일로 예상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한편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한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양국이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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