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에서 무효표가 131만 표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2석을 얻은 개혁신당(103만 표)보다도 30만 표 가까이 많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 정당 투표수 2834만 4519표 중 4.4%인 130만 9931표가 무효로 처리됐다.
이번 총선 정당 투표는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약 1040만 표), 더불어민주당 주도 범야권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약 757만 표), 조국혁신당(약 687만 표), 개혁신당(약 103만 표) 순으로 득표수가 많았다. 개혁신당이 얻은 표보다 무효표가 더 많은 것으로, 무효표만으로 '제4당'을 구성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번 총선 무효표 수와 비율은 정당 투표가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최다 및 최고 기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기 전인 2015년 20대 총선까지만 해도 정당 투표 무효표 수는 100만 표를 넘은 적이 없다. 17대 약 29만 표, 18대 약 28만 표, 19대 약 47만 표, 20대 약 67만 표 등이었다. 전체 투표수 대비 무효표 비율 역시 1∼2%대 정도였다.
그러나 2020년 21대 총선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무효표가 폭증했다. 21대 총선에서 정당 투표 무효표는 약 123만표에 달했고, 무효표 비율도 4.2%로 상승했다. 준연동형 제도로 20개 안팎이던 비례 출마 정당 수가 40개에 가까워졌는데도 무효표를 찍는 유권자가 늘어난 것이다.
무분별한 비례 정당 난립, 선거의 희화화, 꼼수 위성정당 재연 등에 실망해 무효표를 던지는 유권자가 많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당 수 급증으로 정당 투표용지가 역대 최장인 51.7㎝에 달하게 되면서 각 정당이 기재된 칸 사이 간격이 좁아져 '기표 실수'가 늘어 무효표가 많아졌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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