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 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대중 경협 프로젝트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대중국 포위망을 넓혀가며 독일을 향해서도 디리스킹(위험 제거)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독일 역시 경제 회복이 시급한 만큼 중국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5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충칭 입국을 시작으로 3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 숄츠 총리는 이날 상하이에 도착했다. 숄츠 총리는 상하이 퉁지대에서 학생들과 만난 뒤 독일 회사인 코베스트로의 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이후 16일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와 만나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숄츠 총리가 시 주석 및 리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중국의 보조금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숄츠 총리의 방중은 2022년 11월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독일은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에도 중국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독일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투자액과 프로젝트를 보유한 유럽연합(EU) 국가다. 2023년 11월 기준 독일 기업은 중국에서 1만 2634건의 투자 프로젝트 승인을 받았고 투자 금액은 424억 달러에 이른다. 독일경제연구소 분석 결과 지난해 독일의 중국 직접투자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총 119억 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독일 전체 외국인 투자의 10.3%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숄츠 총리는 이번 방문에 지멘스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티센그룹·바이엘·BMW 등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동행했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온 만큼 대대적인 경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급감한 중국 입장에서는 유럽의 큰손인 독일의 외자 유치를 기대하는 눈치다.
외신은 EU가 최근 중국산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터빈, 전기자동차 등을 제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독일을 통해 이러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독일은 중국에 그에 걸맞은 상당한 보상을 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명보는 “2월 독일 측이 충칭에 모두 84개의 외자기업을 설립했으며 주로 제조, 건설, 과학 연구, 기술 서비스, 금융 분야에 집중됐다”며 중국 당국이 일정 수준의 혜택을 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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