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의 보복 공습에 맞대응을 검토하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이날 뉴욕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항상 그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극도로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이 전날 ‘안보상의 고려’를 이유로 자국 핵 시설을 폐쇄했다가 이날 다시 열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IAEA 사찰단은 상황이 완전히 진정될 때까지 이란 핵 시설에 접근하지 않도록 조처했다”며 “16일 (현지 활동을) 재개할 것이며 우리 검사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총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이 최근 잇단 드론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보였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 원전으로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초부터 러시아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지난 7일부터 사흘간 드론 공격을 받았다.
그는 “다행히 이번에는 방사능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원자력 안전이 이미 위협받는 자포리자 원전 위험성을 (공격이) 크게 증가시킨다”며 “이번 공격은 매우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년 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자포리자 원전 안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우리는 위험할 정도로 핵 사고(nuclear accident)에 가까워 지고 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주사위에 맡기는 안일함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로시 총장은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한 주체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러시아는 해당 공격이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로시 총장은 지난 9일 성명에서도 "배후에 누가 있든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며 "원전 공격은 극도로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중단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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