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사과', '금일'에 이어 채용 공고의 '모집 인원 0명'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뜻밖의 반응을 보여 문해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구독자 185만 명을 보유한 코미디 유튜브 채널 '너덜트'는 지난 12일 채널에 출연할 배우를 모집하는 채용 공고문을 올렸다. 모집 기간과 조건, 대상, 인원 등을 기재한 일반적인 공고였다.
‘뜻밖의’ 문해력 논쟁이 불거진 건 '모집 인원 : 0명'이라는 대목이었다. 통상적으로 채용 공고의 '○명'은 한 자릿수를 명시한 것으로, 1~9명을 채용한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명'은 10~99명을 뽑는다는 뜻이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비밀을 유지해야 하거나 밝힐 수 없는 사항을 나타낼 때 숨김표('○' 또는 '×')를 쓴다. 모집 인원 역시 밝힐 수 없다면 숨김표 '○'를 쓸 수 있다. 다만 너덜트 측은 '○'과 모양이 유사한 숫자 '0'을 사용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한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글에 "왜 0명 뽑는다고 하냐. 낚시글이냐", "사람을 뽑는 데도 예의가 있는 거다. 구체적인 인원수가 있어야지 공고 올려놓고 0명이라니" 등 비난 댓글을 남겼다.
이에 누리꾼 사이에서는 문해력 논쟁이 불거졌다. "사회생활 안 해도 '0명'이라는 표현은 맥락을 파악하면 알 수 있는 표현 아니냐", "당연한 상식인데 사람들이 싸우고 있으니 당황스럽다"는 등 문해력을 지적하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제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0명의 의미를 모를 수 있다"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었다.
문해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늘을 뜻하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오인하거나, 마음 깊이 사과한다는 의미의 '심심한 사과'를 조롱의 의미로 이해하는 등 단어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해 논쟁이 오간 일도 있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2021년 발표한 '제3차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수준1'(초등 1, 2학년 학습 수준) 인구가 약 200만1428명으로, 전체 성인의 4.5%에 달했다.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셈하기는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에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수준2'(초등 3~6학년)는 185만5661명(4.2%)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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