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쇼핑몰 흉기 난동 현장에서 범인을 막아섰던 프랑스 출신 외국인 노동자에게 호주 총리가 영주권을 약속했다.
16일(현지시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프랑스 출신 건설 노동자 다미앵 게로를 언급하며 그의 특별한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게로의 비자가 7월 만료 예정이고, 그가 더 오래 호주에 남기를 원한다는 소식에 "비자 연장 수속 중인 게로에게 원하는 기간만큼 머물러도 좋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호주 시민이 되는 것을 환영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이 나라 시민이 아닌 사람이 용감하게 등장해 더 큰 피해를 막았다는 것은 인류의 본성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우리는 끔찍한 비극과 함께 최고의 인간성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오후 시드니 동부 교외 본다이 정크션 웨스트필드에서는 40대 남성 카우치가 30㎝ 길이의 흉기를 쇼핑객들에게 휘둘렀고 6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게로는 볼라드(진입 방지 말뚝)를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던 카우치를 막아섰다. 게로가 카우치의 진입을 막아주는 동안 쇼핑객들은 대피할 수 있었고, 출동한 경찰은 카우치를 사살했다.
게로와 카우치가 대치한 장면은 폐쇄회로TV(CCTV)에 담겼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그는 '볼라드 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그의 비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에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게로에게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1천800명 이상이 서명했다.
호주 언론은 앤드루 자일스 호주 이민부 장관에게 호주 시민권자가 되기 위한 4년 거주 요건 면제 사례를 게로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물었고 자일스 장관은 "게로의 특별한 용기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모두 보고 싶어 하는 인격의 본보기"라며 "이민부에 게로를 위한 비자 옵션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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