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당 상임고문이 17일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최소한 한 1년 정도는 (정치를)쉬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고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무조건 쉬면 안 되고 자기 나름대로 일반 국민에게 자기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하느냐를 노력을 해가면서 시계를 보는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정국에서 이미지 소모가 심했기 때문에 정치권에 재등판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전 고문은 “한 전 위원장은 상당한 진통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며 “한 전 위원장은 아무 정치 경험 없이 선거를 관리하는 데 뛰어들어서 선거를 패함으로 인해 본인이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전당대회에 당장에 또 나타나게 되면 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고문은 보수 진영의 전통적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돼 관심을 받고 있는 김재섭 당선인에 대해서도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 전 고문은 “김 당선인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은 그런 데 같이 끼어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금 분위기에서 김 당선인이 설사 당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가서는 또 이준석(개혁신당 대표) 꼴이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정치의 풍토에서 보면 나이 젊은 사람이 위에 앉아서 옛날 나이 많은 사람들을 지배하는 그 꼴을 못 본다”고 지적했다.
김 전 고문은 이 대표에 대해서는 “2027년 대선 주자의 한 사람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말했다. 그는 “2027년이 되면 지금 87년 헌법 체제가 만 40년이 되는 때”라며 “지금 6공화국의 헌법 체제를 가지고서 나라가 상당히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데 이거를 뚫고 나가려 할 것 같으면 세대가 바뀌는 시점이 도래해야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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