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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변호사'도 한국전쟁 시기 희생됐다…진실화해위 첫 진실규명

2022년 직권조사…종교인 희생자 1700명 파악

전북지역 기독교인 104명 첫 진실규명 결정

희생자 중 변호사 홍재기·제헌국회의원 등 포함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시기 전북지역에서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기독교인 104명에 대해 첫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17일 진실화해위는 전날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제76차 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에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 신관교회 교인들이 희생된 ‘신관리 토굴’ 현재 모습. 사진 제공=진실화해위


진실화해위는한국전쟁 전후 시기 인민군·지방좌익·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개신교·천주교·천도교·유교·불교 등 종교인들이 전국적으로 희생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2022년 5월 24일부터 관련 종교연합·교단을 통해 종교인 희생자 1700명의 명단을 파악하고, ‘6·25 사변 피살자명부’ 등의 공적 자료를 통해 피해사실을 확인하는 등 직권조사를 진행한 끝에, 처음으로 전북 지역에서 희생된 기독교인 104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전북지역 기독교인 희생사건은 1950년 7월~11월, 약 4개월에 걸쳐 발생했고 인민군 퇴각기인 1950년 9월 28일 무렵 가장 많은 희생자(60명, 57.7%)를 낳았다.

희생자 중에는 대한민국 1호 변호사 홍재기를 포함해 제헌국회의원 백형남‧윤석구 등 지역 내 주요인사와 김성원‧김종한‧김주현‧안덕윤‧이재규‧임종헌 목사와 전도사 등이 포함됐다.



한국전쟁 시기 교인 15명의 희생 사실이 기록되어 있는 김제 만경교회 교회록. 사진 제공=진실화해위


희생자 중 남성이 76.9%(80명)으로 많았다. 연령으로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했지만 40대 희생자가 26%(27명)으로 가장 많았다. 교회 직급은 교인(51.9%)·집사(22.1%)·장로(14.4%) 등의 순이었다.

진실화해위는 이들의 희생 원인에 대해 “적대세력이 기독교를 좌익에 비협조적인 세력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라며 “예배당 사용문제를 놓고 기독교와 인민위원회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기독교가 미국 선교사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 ‘친미세력’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희생자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확인된 지역은 군산(28명)이었다. 이어 김제(23명), 정읍(17명), 고창·익산(12명) 순이었다.

진실규명 후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대해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피해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조치를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시기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을 종교·지역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한국전쟁 시기 충남 서산에서 민간인 36명이 군경에 의해 희생된 사건과 경북 칠곡⋅의성⋅군위⋅구미⋅안동에서 주민 29명이 국민보도연맹에 희생된 사건, 마산형무소 재소자가 군에 의해 희생된 사건 등의 사건이 함께 진실규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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