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을 맞은 2인조 밴드 페퍼톤스(신재평·이장원)이 소회를 밝혔다.
지난 11일 20주년 기념 앨범 '트웬티 플렌티(Twenty Plenty)' 발매를 맞아 서울경제스타와 만난 페퍼톤스는 "시간이 참 빨리 갔다. 꾸준히 하다 보니 20년이 됐다. 부끄럽고 겸연쩍고, 쑥스럽다"며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10주년에 기념 공연을 할 땐 '1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할 것인지, 조용히 넘어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 20주년에는 기념하자는 의견이 만장일치에 가까웠어요. 저희 홈페이지에 'SINCE 2004'라고 써 놨는데, 지금 보면 약간 관록 있는 맛집 같은 느낌이 들어요."(이장원)
"10주년으로부터 10년이 지나고 40대가 됐어요. 2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있더라고요. 우리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한다거나 하는 쾌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 모양 그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기분 좋은 모양으로 유지를 해 왔다는 점이 뿌듯하죠."(신재평)
오늘(16일) 발매되는 신보 '트웬티 플렌티'는 두 개의 트랙리스트가 실렸다. 첫 번째 트랙리스트 'A Side [SURPRISE!!]'는 잔나비·루시·수민·나상현씨밴드·이진아·유다빈밴드·스텔라장 등 동료 뮤지션이 리메이크한 페퍼톤스의 대표곡 10곡이 담겼다.
"안테나 측에서 먼저 리메이크 앨범을 제안해 줬어요. 전 국민이 아는 히트곡이 있는 것도 아닌데 리메이크 앨범이 과연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가수들에게 연락했을 때 모두가 흔쾌히 해준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앨범 제작 자체가 황송한 일이죠. 수민 씨는 10년 전 우리 공연장에 왔다고 하더라고요. 나름 뿌듯했어요."(신재평)
두 번째 트랙리스트 'B Side [<
"추억 서랍을 열어 예전에 써 놨던 곡 중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미발표곡을 모았어요. 패자부활전 같은 곡이죠. 주로 10년이 훌쩍 넘은 노랩니다. 저희들의 회고록 같아요."(신재평)
"곡을 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옛날 일기장을 들추는 것처럼요. 양도 되게 많고. 옛날에 그렇게 치고 박고 싸웠던 노래들, 이 노래는 '구리다' 이렇게 이야기 하기도 했었고...하하. 그땐 그랬던 기억이 이제는 '허허' 하게 되더라고요. 나쁜 기분이 아니었어요. 20년 참 괜찮게 쌓아왔구나, 생각하며 작업했죠."(이장원)
두 사람은 19세에 만나 2004년 23살의 나이로 페퍼톤스가 됐다. 이후 20년간 큰 소동 없이 끈끈히 친구로, 음악적 동반자로 함께하고 있다. 산뜻하고 가벼워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하겠다는 지향점도 여전하다.
"오랫동안 곁에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에요.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하고 부드럽게만 가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앉아 음악을 이야기하고 8번째 정규 앨범도 만들고, 공연도 늘 기회가 닿으면 하죠. 복 받은 것 같고, 친구 잘 만난 거 같아요."(신재평)
"저는 결혼 3년 차인데, 배우자 (배)다해가 처음엔 저희를 보고 '친구랑 어떻게 일을 같이 하냐'고 말했어요. 그런데 20주년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니 '부럽다, 친구랑 일을 하며 20년이나 지낼 수 있다니'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처음에 멋 부리고 싶어서 밴드를 시작했어요. 즐겁자고 시작한 일이죠. 이 마음이 알게 모르게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참 멋대로 사는 애인데, 재평이가 나랑 같이 하고 싶어해주니 고맙죠."(이장원)
한편 페퍼톤스는 20주년을 맞아 정규 앨범 발매 뿐만 아니라 동명의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20주년이라는 걸 상기시켜줄 수 있을 만한 크고 작은 공연과 이벤트를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연말까지 재미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신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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