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2019년 발효된 포장재법에서는 2022년까지 모든 음료 용기에 대해 70% 재사용 목표를 규정하고 있으며, 코카콜라는 독일에서 음료수병 재사용 인프라에 4000만 유로(약 560억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손세라 Reloop 연구원)
17일 다수의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는 서울 종로구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재사용 음료병 적극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재사용병 콜라를 달라”는 북극곰 인형이 등장해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코카콜라 음료병은 현재 빈용기 보증금제를 통해 재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캔과 페트로 전환돼 사라지는 추세다. 글로벌 코카콜라 사가 2030년까지 자사 음료 제품의 최소 25%를 재사용 병으로 전환할 계획을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남미의 코카콜라는 2018년 브라질에서 재사용 용기 콜라를 출시한 데 이어 재사용 용기를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등 남미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들의 재사용 용기는 평균 25회 사용되며 플라스틱 사용량의 90%, 물 소비량의 45%, 일회용 페트병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의 47%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미뿐 아니라 에티오피아, 독일, 필리핀, 니카라과 등에서도 30% 이상의 음료가 재사용 병에 판매되고 있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국제 플라스틱 협약 5차 회의 개최국인 한국은 연간 생산 규모 세계 4위의 석유화학산업 생산국임에도 플라스틱 오염의 해결책으로 열분해 같은 재활용 산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해결책이 될 수 없고 플라스틱 생산, 소비를 멈춰야 한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논의 되고 있는 재사용”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식품병을 재사용해온 한살림연합의 최혜영 환경활동회의 의장은 “한살림은 6가지 규격의 유리병을 재사용병으로 지정, 70여 품목의 물품을 재사용병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며 “유리병 재사용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리병재사용시민연대는 국내에 이미 재사용 및 회수 체계가 갖춰져 있는 재사용 음료병의 적극적 확대를 요구하며 재사용 유리병 확대 요구안과 시민들의 서명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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