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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군사채널 완전 복원…17개월만에 국방장관 회담

다중 분쟁 속 우발적 충돌 피하려는 요량

9일 미 워싱턴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17개월 만에 국방장관회담을 재개하며 그동안 단절됐던 군사 채널이 사실상 복원되는 양상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는 있지만 불필요한 군사 충돌은 미연에 방지하려는 공감대가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16일(현지 시간) 화상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 국방부 수장이 회담을 진행한 것은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둥 부장이 리상푸 전 국방부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뒤 첫 공식 소통이기도 하다. 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군 채널을 비롯한 각종 대화를 중단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 채널 복원에 합의했으며 세 차례 회의와 회담을 거쳐 소통을 재개하게 됐다.



이날 미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회담에서 미중 양국 사이의 군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비행·항해·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남중국해에서도 국제법에 따라 공해상의 항해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과 대만해협에서의 평화 및 안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중국 국방부도 이날 둥 부장이 오스틴 장관에게 ‘중국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둥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고, 중국의 핵심 이익이 손실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은 중국의 단호한 입장을 인식하고 중국의 남해 영토 완전성과 해양 주권을 실질적으로 존중해 실제 행동으로 지역의 평화와 양국 군 관계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남중국해에서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이달 11일 사상 첫 미·일·필리핀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 장악 시도를 견제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해군·공군 전력을 동원한 ‘돌격 훈련’을 실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군사 채널 복원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 속에 양측이 소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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