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이 임박한 임산부가 병원 세 곳에서 거절당해 ‘병원 뺑뺑이’를 돌다가 결국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16일 대구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후 11시49분께 “아이가 나오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들이 출동해 30대 산모 A씨를 구급차에 태웠다.
그러나 A씨를 받아주는 병원은 없었다. 먼저 구급대는 남구의 한 병원이 종합상황판 등을 통해 특이사항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수용 요청을 했지만 해당 병원은 응답이 없었다. 이어 구급대는 다른 병원을 찾아 전화를 걸었지만 다른 곳에서도 “의료진이 부족하다” “남은 신생아실이 없다”는 등의 답변을 들었다.
간신히 병원 1곳으로부터 “산모를 받아줄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가던 중, 산모의 양수가 터지면서 신생아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구급대원이 구급차에서 분만을 유도했고, 다음 날 오전 12시15분께 아기가 태어났다.
A씨는 뉴스1을 통해 “구급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몸이 풀리는 대로 찾아가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분만을 유도한 이승훈 소방교는 “분만 유도 경험은 소방에 들어와 받은 교육과 실습이 전부였다”며 “무사히 출산을 도울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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