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를 보유한 대만의 올해 연간 반도체 생산 규모가 17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현지 시간) 대만 현지매체인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정보정책협의회 산하 산업정보연구소(MIC)는 올해 대만의 반도체 산업 생산액이 4조 1700억 대만달러(약 178조 원)로 지난해보다 13.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15% 늘어난 2조 4000억 대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집적회로(IC) 설계 및 패키징 부문의 경우 아직 수요가 명확하지 않아 보수적으로 10~13%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메모리 부문의 투자 초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성능·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등 최첨단 공정 제품 생산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MIC에 따르면 올해 4분기가 되면 SK·삼성·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5세대 HBM인 HBM3E가 HBM 출하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산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3% 감소했던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는 2%의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 지출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에는 반도체 설비 투자가 1826억 달러(약 253조 원)로 1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MIC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지는 않았다”며 공급망이 아직 조정 단계에 있는 점, 산업 싸이클이 정상화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성장 전망을 보수적으로 측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인 추세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말기 애플리케이션 제품 출하량과 고성능 컴퓨팅(HPC),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등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펑마오룽 MIC 산업 컨설턴트는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기술의 연구개발(R&D),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으로 인해 각종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확장을 계속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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