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지정 이래 ‘세계 반도체 수도’로의 도약을 꿈꾸는 용인을 향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18일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정부의 국가산단 지정 발표 이래 시에 본사 이전이나 투자의사 등을 밝힌 국내외 반도체 기업과 유관기업은 399개 사에 달한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이 한국법인의 투자를 결정했다.
TEL은 지난달 27일 원삼 일반산업단지 입주를 위해 이곳 산업시설용지 4블록 2만 7032㎡(약 8177평)에 대해 업종 변경 등을 최근 시에 신청했다.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지난 1월 해당 토지를 매입한데 이어 신청한 산업단지계획이 변경되면 연구동과 팹(Fab)을 설치할 계획이다.
TEL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와 램리서치, 네덜란드 ASML 등과 함께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업체로 손꼽힌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액 규모는 세계 4위, 특허 보유로는 세계 1위 회사다. TEL이 들어설 원삼일반산단은 10만 8919㎡의 규무로 이미 반도체 장비업체인 에스티아이와 반도체 소자 업체인 나녹스 등이 입주해 있다.
국내 굴지의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고영테크놀로지 역시 최근 서울 본사와 지주회사를 수지구 상현동 1188 고영테크놀로지R&D센터로 통합·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고영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어드밴스드 패키징 검사장비 전문업체다. 최근 의료용 로봇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애플티는 처인구 모현읍 곡현로 538-25 일대 2632㎡ 부지에 연면적 1710㎡ 규모 신축공장을 오는 8월 준공한다. 지난 2023년 193억원의 매출을 올린 강소기업이다. 최근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에 반도체 핵심장비인 포트레지스트 도포용 트랙(track) 장비를 설치해 운영키로 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베터리팩 전문 생산업체인 이랜텍은 지난 9일 중국 공장을 정리하고 경기 용인시에 새 둥지를 틀기로 결정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5월부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완장일반산업단지 내 4만1992㎡ 규모 산업용지에 새로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완장일반산단 내 공장에 배터리팩 생산설비를 마련한다.
이밖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인근의 용인테크노밸리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EUV 블랭크 마스크와 펠리클 부문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에스앤에스텍이 신규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용인행은 국가산단 외에도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등의 호재가 줄 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용인시가 국토교통부 건의를 통해 비수도권에 있는 소부장 기업도 기존 공장을 이전·축소하지 않고 증설할 경우 반도체클러스터 산단 협력화단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도 기업유인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용인시는 기업들의 용인 행에 반색하면서 앞으로도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해 세계적 반도체 장비회사 램리서치 한국 본사가 용인으로 이전하기로 했고,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반도체 장비 세계 6위 회사인 세메스가 용인 기흥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한 데 이어,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TEL 한국법인까지 투자를 결정해 반도체 중심도시 용인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며 “훌륭한 반도체 기업들의 용인 입주를 장려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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