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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日 돈키호테 모델’ 통했다…아시아 할인점 체인 ‘고물가 수혜’

세계 소매업체 매출 연간 5.1% 증가

印·日 등 주요 할인체인 실적 호조에

주가 상승해 창업자 지분가치 급등

사진=이미지투데이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확산되자 값싼 제품을 취급하는 할인점 체인 업체들이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가성비를 통한 매출 제고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운 아시아의 주요 할인점 업체들은 보수적인 투자 계획을 유지하는 미국 업체들과 달리 지점을 늘리고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 시간)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을 인용해 전 세계 할인점 등 소매 업계의 총매출액이 지난해 2247억 달러(약 309조 5700억 원)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매출 성장률은 전년도인 2022년(2.3%)과 비교해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생활용품을 찾아 할인점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소비 성향은 특히 아시아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할인점 체인 업체들의 매출 향상을 이끌었다. 인도에서 D마트 체인을 운영하는 애비뉴슈퍼마켓은 지난해 매출액이 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38.3% 급증했다.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라다키샨 다마니 애비뉴슈퍼마켓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최근 1년간 30% 넘게 올랐다.





일본의 대형 할인 잡화점인 ‘돈키호테’ 체인을 운영하는 팬퍼시픽인터내셔널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5.7% 늘어난 3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주가는 49% 상승했다. 팬퍼시픽인터내셔널은 올해 6월까지 돈키호테 점포 수를 전기 대비 50% 늘리고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메가돈키호테’ 점포 25곳을 추가할 계획도 밝혔다. 지난달 상장한 일본의 다른 할인점 체인 업체 트라이얼홀딩스의 경우 공모가 대비 주가가 50% 넘게 급등하며 나가타 히사오 창업자의 보유 지분 가치가 13억 달러 수준으로 불어났다. 중국 미니소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둔화됐음에도 주가는 반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예궈푸 미니소그룹 창업자 겸 회장의 지분 가치는 2022년 저점 대비 네 배로 늘어났다.

한국의 아성다이소 역시 고물가 상황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한 업체로 꼽혔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5% 급증한 3조 4604억 원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에도 다이소가 500~5000원 안팎의 가격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부 다이소 회장이 지난해 다이소의 2대 주주인 일본 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 전량(34.2%)을 사들인 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는 처음으로 박 회장 일가의 지분 가치를 11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 부담이 아시아의 할인점 재벌들의 자산을 증식시키고 있다”며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가성비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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