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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철강부터 전기차까지…美, 전방위 통상 압박

바이든 철강관세 인상 지시한 날

USTR, 조선 등 불공정조사 착수

태양광패널·전기차도 관세 예고

러스트벨트 표심 겨냥 '中때리기'

"공정한 경쟁 의도" 수위조절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전방위 통상 압박에 나서고 있다. 철강과 조선·해운·물류·전기차·태양광 등을 망라한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까지 대중국 관세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의 조선업과 해양·물류 부문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가 전날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조사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지 단 하루 만의 조사 개시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응할 권한을 미국 정부에 부여하는 조항이다. USTR은 조사 완료 후 관세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타이 대표는 이날 “조선·물류·해양 부문을 중국이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면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자국 산업에 수천억 달러의 차별적 보조금을 제공하면서도 중국이 비시장적 행위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며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통상 압박은 더욱 강해지고 훨씬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USTR의 조선·해양 분야 조사 착수와 별개로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현재 7.5% 수준인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25%로 오르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미국철강노조(USW) 본부를 찾아 “중국 철강 회사는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속이고 있다”고 직격했다.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 장벽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등 미국에 수입되는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은 수입 태양광 패널에 14.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대형 전력 사업에 자주 사용되는 양면형 패널은 예외로 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도 관세를 예고했다. 타이 대표는 “중국은 10년 전 국가 지원 등을 통해 태양광 패널의 과잉생산을 조장해 미국 기업들을 황폐화시켰다”며 “이제 미국 전기차 업계가 과거 태양광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조만간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갈등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것”이라며 무역 전쟁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통상 압박이 미국 경합주 내 제조업 노동자들의 표심을 노린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인 피터 코이는 미국 철강 수입 중 중국산은 2%에 그쳐 관세 인상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카드는 일종의 상징적인 조치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인수 이슈가 있는 US스틸과 관련해서도 “완전한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찾은 펜실베이니아는 US스틸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초강경 대중 통상 압박을 내세워 노동계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10% 보편 관세를 공약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일률 적용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보편 관세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보편 관세 구상에 대해 “상대국의 보복을 촉발하면서 양측 모두 실패(lose-lose)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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