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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못 벗어난 영화계, 티켓값 인하 이슈에 '난감'

인건비·임대료 등 부담 큰데

폐지된 부과금 모두 반영 요구

"업황 불확실…개선돼야 고려"


“도대체 얼마를 내려야 하는 거야.” 정부의 영화관 입장 티켓 부과금 폐지가 곧장 티켓값 인하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영화계는 난감한 입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경영위기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와의 협의체를 통해 티켓 가격 조정 여부를 논의 중이라는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영화진흥법이 개정되고 시행되더라도, 폐지되는 부과금은 평균티켓가격(ATP) 감안시 500원보다 적어 실질적으로 내릴 수 있는 금액은 300원 정도”라며 “멀티플렉스가 모두 적자인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인하는 어렵고, 업황이 개선되고 올해 당기순이익이 나와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22년 4월 인상 이후 2년 동안 동결했는데 인건비·임대료 등 인상으로 부담이 더 커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조치대로 영화 입장권 가액의 3% 수준인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이 폐지될 경우 현재 평균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인 영화 티켓 가격은 약 500원 인하 요인이 생긴다. 다만 300~500원이라는 찔끔 인하로 관객 유인 효과가 있을지는 영화계에서도 부정적이다. 표나게 1000원 대를 내리기에는 업계 출혈이 크다.

제작사·배급사·투자사·영화관 사이에서도 티켓 가격 인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의 특성에 따라 티켓 관람료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며 “대형 영화관과 독립영화관, 상업영화계와 독립영화계 간의 의견도 천차만별이다”라고 토로했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인기작이나 텐트폴 작품 등 관객 관람 가능성이 높은 작품의 경우 티켓값 인하를 원하지 않지만, 가격 인하를 해서라도 관객을 유치해야 하는 작품의 경우 티켓값 인하를 바라기도 하는 등 의견이 각자 다르다.

팬데믹 이전으로의 관람객 회복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2019년 2억 2668만 명을 기록했던 총 관람객 수는 지난해 1억 2514만 명을 기록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까지만 회복한 모습이다. 총매출액은 2019년 1조 914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2614억 원까지 회복했지만 티켓 가격 상승에 대한 관객들의 거부감이 크다.

국내 대표 영화관인 CJ CGV는 2020~2022년 총 7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491억 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도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는 아직도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만약 티켓값이 인하된다면 그 시점은 부과금 폐지 법안이 통과되는 하반기 이후나 연말연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나오고 회복세가 확실해져야 업계의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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