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1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이 무산된데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PA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 침해이자 우리 민족을 겨냥한 집단학살적 전쟁 추구를 부추긴 격"이라며 "이는 (중동) 지역을 심연의 가장자리로 더욱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PA는 이어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주장하면서도 이러한 해법의 시행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정책의 모순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PA는 "세계는 팔레스타인의 대의가 대변하는 진실과 정의, 자유, 평화라는 가치 아래 단결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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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비록 이날 표결에선 결의안이 부결됐지만 팔레스타인은 유엔 정회원국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국민의 투쟁과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정당한 권리를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국, 카타르와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이집트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유감을 표했다.
앞서 안보리는 이날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을 논의한 결과, 전체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12개국이 찬성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2개국은 기권했다. 안건이 안보리를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도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다가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이후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했고, 현재까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동맹국인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은 시기상조라며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PA 간의 협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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