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2일 옥중 서신을 공개하고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를 동원한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고 추가 폭로했다. 검찰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지목된 변호사 A 씨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검찰도 이 전 부지사 측이 계속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들이 결국 허위임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받아쳤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이날 이 전 부지사의 옥중 서신을 공개하고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를 B 검사(수사 검사)가 연결해 만났다”며 “1313호실 검사의 사적 공간에서 면담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 고위직과 약속된 내용이라며 나를 설득했다”며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을 인정하고 대북 송금을 이재명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해주면 재판 중인 사건도 나에게 유리하게 해주고 주변 수사도 멈출 것을 검찰에서 약속했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청 내 ‘음주 회유’에 대해서는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하자 연어회, 회덮밥, 국물 요리가 배달됐다”며 “흰 종이컵에 소주가 따라졌고 나는 한 모금 입에 대고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회유 당사자로 지목된 변호사 A 씨는 “검찰의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이 전 부지사를 회유·압박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수사 및 재판 과정 어디에도 이 같은 주장이 나온 적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수원지검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반박할 때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원지검은 “이달 4일 이 전 부지사는 법정에서 얼굴이 벌게지도록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가 18일 입만 댔다고 했고 이날에는 자필 진술서에서 ‘자신이 직접 술을 마신 것은 아니다’라고 한 것을 보면 4일 최초 음주 진술은 허위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했다. 또 술자리 날짜에 대해서도 검찰이 출정 일지를 공개한 뒤 이 전 부지사 측이 “더 이상 날짜를 특정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피고인이 주장하는 술자리 회유와도 무관한 지난해 5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출정 기록을 모두 공개하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변호사 A 씨와 이 전 부지사 측의 접견 내역을 확인해보니 김 회장이 체포돼 귀국하기 훨씬 전인 2022년 11월 3일 수원구치소에서 이 전 부지사를 접견했는데 피고인의 주장이 허위인 것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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