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이물산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하는 9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사업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 등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이물산은 UAE 루와이스에서 진행하는 총 1조 엔(약 8조 9000억 원) 규모의 LNG 개발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해당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약 1000만 톤의 LNG가 생산되는데 이는 UAE 국영석유공사(ADNOC)에서 일본이 들여오는 연간 수요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쓰이물산은 이르면 2020년대 후반부터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ADNOC가 60%의 지분 참여에 나서고 미쓰이물산은 10%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미쓰이물산의 투자액은 수백억 엔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영국의 셸과 BP, 프랑스 토탈에너지 등도 지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생산된 LNG는 일본과 유럽, 아시아에 판매될 예정으로 독일과 중국 기업들도 구매에 동의한 상태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의 LNG 생산 확대는 미국 등 서방 제재로 LNG 생산량이 급감한 데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은 세계 2위 규모인 연간 6600만 톤의 LNG를 수입하고 있으며 미쓰이물산 등 일본 기업들은 카타르·오만·UAE·미국 등과 공동으로 LNG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LNG 수입이 불안정해지면서 중동산 LNG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에 따라 LNG 신규 수출 시설 건설을 중단하기로 해 각국의 LNG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로 건설될 LNG 생산 시설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로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를 태워 구동되는 기존 시설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미쓰이물산 측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