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넘게 이어진 중동 전쟁의 확전 불씨가 미국 대학가까지 번지며 반(反)유대주의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앞서 컬럼비아대에서는 시위를 벌이던 학생 100여명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등 강경 진압이 이뤄졌지만 이에 항의 시위까지 벌어지며 미국 전역의 주요 대학 안팎에서 갈등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전역의 대학생들이 전쟁에 항의하고, 교내 시위를 위한 텐트를 치고, 관련 대학 행사를 방해하고, 체포 위험을 감수하고 도발을 감행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일대에서는 이날 시위를 벌인 학생 47명에 체포됐다. 학교 측은 “행동에 앞서 학생들에게 면담을 제안하고 체포를 경고했다”며 “이들은 정학 등 징계를 위해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19일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재학생 108명이 경찰에 연행됐던 컬럼비아대는 이날부터 모든 대면 수업을 취소하고 화상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날 예일대에서 시위를 벌인 학생들은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는 예일대 측에 전쟁을 지원하는 방산 제조업체들에 대한 투자 현황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예일대는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 학살에 도움을 주고 있는 무기 제조 업체들을 포함하는 인덱스 펀드 주식을 수천 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체포된 학생 중 한 명인 테이시 허튼은 WP에 “(예일대가) 가자지구의 모든 대학과 학교로 폭탄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국과 대학의 강경 대응에도 시위 물결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컬럼비아대에서 벌어진 학생 시위대 연행 사태는 보스턴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다른 대학가의 반발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매사추세츠공과대, 뉴욕대, 캘리포니아대 캠퍼스에서도 연일 시위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선 21일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반유대주의 움직임을 “노골적인 반유대주의는 비난받을 만하고 위험하다”며 “대학 캠퍼스는 물론 미국 어디에도 절대적으로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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