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감 중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 여성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이란 여성들에게 정부로부터 받은 억압을 폭로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중인 모하마디가 지난 21일 남긴 음성 메시지를 번역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마디는 "한 시간 전 한 젊은 여성이 성폭력을 당한 후 온몸이 멍으로 뒤덮인 채 교도소 내 마당으로 끌려갔다"고 전하며 "수년 동안 우리는 정부 요원들에 의해 전국에서 수많은 여성이 성적 학대나 폭행당하는 걸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모든 거리에서 모든 여성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 무자비한 전쟁을 종식하고 이슬람공화국이 후퇴하게 하려면 이란 국민 전체와 전 세계인이 우리와 함께 싸워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란 여성들에게 "무자비한 이슬람공화국은 반복적이고 잔인하며 폭력적인 공격에 우리가 겁을 먹고 물러설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러분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시민 불복종 행위를 통해 이슬람공화국을 끊임없이 거부해 왔다"며 지속적인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특히 "억압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자. 이 여성 혐오적인 정부의 실체를 폭로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며 "여성이 자유롭게 목소리 내는 것이 이 정부의 몰락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하마디는 각자가 당한 체포나 폭행, 학대, 성폭행 등의 경험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해달라고 촉구하며 "저항 만세, 자유 만세, 불굴의 용감한 여성들 만세"라고 응원했다.
한편 이란의 대표적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인 모하마디는 2019년 반정부 시위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21년 열린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뒤 현재까지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모하마디가 이란 여성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며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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