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전세 보증금 80억 원을 가로챈 이른바 '빌라왕'의 배후에 범죄에 가담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에게 징역 8년을 확정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8일 확정했다.
신 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업체를 이용해 '강서구 빌라왕'에게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이라고 권유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다. 임대차계약과 매매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 중 일부를 매매대금으로 건축주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리베이트 명목으로 빌라왕 등과 이익금으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검찰 조사 결과 신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임차인 37명을 속여 보증금 80억3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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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지난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한 정 씨 등 여러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됐다.
1심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신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 모두 유죄로 봤다. 이어 2심도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공범들 사이에 모의 과정이 없거나 일부는 서로 직접적인 연락을 한 바가 없어 당사자로 나서지 않았더라도 공모 관계에 따라 경제적인 이득을 취득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를 형성해 임차인 피해자들로 하여금 (계약을) 체결 후 보증금을 지급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사기죄에서 고지 의무나 공소장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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