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총선이 끝난 지 보름이 됐지만 당선자 대회조차 열지 않고 있다”며 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번 당선으로 5선 고지에 오른 박 전 원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빼고 다 해봤다”며 국회의장에 대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박 전 원장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치력·협상력·추진력으로 정치를 풀어가기 위해 국회의장이 강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흐름을 보고 있다”며 “‘박지원 같은 사람이 국회의장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민심도 있다”고 밝혔다.
‘국회의장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봐도 되냐’는 진행자 질문에 박 전 원장은 “아직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민주당에서 왔으니 민주당 편만 들거야’라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강성 일변도로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을 향해 총선 후 후속 움직임이 더딘 데 대한 비판 발언도 내놓았다. 박 전 원장은 “5월 3일 원내대표 경선이 있는데 지금 당선자 대회도, 연찬회도 한번 안 해봤다”며 “당 지도부가 일이 아무리 많더라도 하다못해 조찬이라도 하면서 ‘우리가 이렇다’며 얼굴이라도 보여주는 것이 좋지 그냥 ‘5월 3일 오전 10시 국회 대회의실에서 원내대표 선출한다’고 한다면 무리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내대표 후보로 나온 사람 코가 앞에 붙었는지 뒤에 붙었는지도 모른다”며 “이렇게 당이 흘러가도 아무 소리 못 하는, 안 하는 건 일사불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집권을 위해서라도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바른말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