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를 살리려면 의사수를 늘려야 한다며 의대 증원을 적극 찬성해 온 조승연 인천광역시의료원장이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임현택 의협 제42대 회장 당선자는 25일 조 원장과 인천시의료원 소속 직원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인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의료인이 아닌 무자격자로 하여금 수술실에서 집도의와 함께 봉합술, 리트랙션, 커팅 등의 업무를 의사 대신 담당하게 하는 등 무면허의료행위를 교사했다는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당선자는 입장문을 통해 "인천의료원은 수년째 소속 의사들의 상당수가 모르게 의료인이 아닌 무자격자(간호조무사)가 수술실에서 집도의와 함께 수술에 임하도록 했다"며 "2018년부터 재임하고 있는 조 원장에게는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법 제87조의2는 무면허의료행위자와 무면허의료행위를 교사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 당선자가 낸 입장문에는 작년 3월경 인천시의료원에 소속된 남성 간호사가 여성 전공의를 성추행한 사건으로 의료인력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가 불거졌다는 내용도 담겼다.
임 당선인은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수술에 버젓히 무자격자를 고용하여 의료행위를 교사한 일은 현행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의사 윤리에 크게 반하는 일"이라며 "조 원장을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조 원장은 현직 의사로는 드물게 의대 증원을 적극 찬성해 온 인사다. 그는 "지방에서는 연봉 4억 원을 줘도 의사 구하기가 힘들다"며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의대 증원과 함께 강제 복무 지역의사제 도입 등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을 주장하며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벌이는 데 대해서는 "의사가 환자를 떠나는 상황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쓴 소리를 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