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적과 내용, 그리고 결과를 떠나 ‘전쟁’은 말 그대로 옳지 못한 행위다.
지금의 세계 주요 국가이자 정상적인 지도자들이 각 국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건 단연 전쟁에 대한 억제력을 더하기 위함이지 타국을 침략하고 약탈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의 역사는 물론, 세계의 역사를 보더라도 전쟁의 끝은 언제나 ‘상처’로 가득했고, 여전히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이들이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살고 있다.
나치 독일이 유럽을 야욕으로 집어삼킬 때, 독일의 여러 기업들은 군수물자를 생산하기에 분주했다. 아우디의 일원이자, 당시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던 NSU 역시 여러 군수물자를 생산했고, 반궤도차량, 케텐크라트 HK101(Kettenkratrad HK 101) 역시 존재했다.
과연 NSU의 반궤도 차량, 케텐크라트 HK101은 어떤 차량일까?
공수부대를 위한 경량 반궤도 차량
나치 독일의 2번 특수목절차량(Sd.Kfz.2)으로 생산, 배치된 케텐크라트 HK101은 3m 남짓한 전장, 그리고 운전자 한 명과 탑승자 두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차량이다. 실제 그 형태를 보고 있자면 마치 작은 모터사이클에 초소형 장갑 궤도차량을 용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당시 나치 독일에서의 요구한 목적에 있다. 실제 나치 독일은 공수부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당시 수송기 등으로 사용됐던 융커스(Junkers) Ju 52의 화물창에 탑재될 수 있는 ‘작은 크기’로 제작된 것이다.
더불어 보다 손쉬운 조작, 그리고 생산에서의 편의성을 더하기 위해 현재의 형태를 띄게 됐다. 여기에 무한궤도를 사용한 것은 전장의 여러 험지에서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지속적인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함이었다.
전쟁에서의 임무 수행을 위해 제작된 만큼 미학적인 매력은 전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운전자 및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구조, 장갑 등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참고로 탑승자들은 후방을 바라보고 앉는 방식으로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모터사이클에서 시작된 케텐크라트 HK101
케텐크라트 HK101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빠른 생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모터사이클에 기반한 형태를 갖췄다. 그리고 군용 차량인 만큼 편의사양이나 ‘기능적인 요소’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투박한 시트, 핸들 바 등이 이를 입증한다.
이에 따라 케텐크라트 HK101의 조작 방식 역시 모터사이클과 무척 닮은 모습이다. 대신 전륜과 무한궤도 동력 동급을 선택할 수 있는 전용의 레버 등이 더해진 것이 특별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전장에서의 기동력을 약속하다
케텐크라트 HK101 시트 아래에는 오펠에서 제작, 공급한 4기통 수냉 엔진이 탑재된다.작은 엔진으로 36마력의 성능을 낼 수 있고, 변속기 조합을 통해 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깔끔히 포장된 도로에서는 최고 70km/h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지형에 능숙히 대응한다. 실제 기본적인 적재, 견인 능력도 우수할 뿐 아니라 트레일러 모듈을 통해 350kg의 짐을 이끌 수도 있었다.
더불어 무한궤도를 바탕으로 최대 24° 모래길 역시 오를 수 있고, 보다 견고한 지반에서는 한층 우수한 움직임을 약속해 야전에서의 다채로운 활동을 지원하는 차량이라 평가 받았다.
케텐크라트 HK101의 주요 전장은 독소전이 펼쳐진 동부 전선이었다. 장갑 자체가 얇고, 또한 운전자와 탑승자가 노출된 형태인 만큼 ‘방호력’이 우수한 건 아닌 만큼 통신 케이블 설치 및 물자 보급, 긴급 수송 등과 같은 보조적인 역할을 부여 받았다.
이외에도 북아프리카, 서부 전선에서도 일부 배치됐고, 제 2차 세계대전 말기에는 매서슈미트(Messerschmitt) Me 262 등과 같은 항공기의 이륙 시 ‘연료 사용’을 줄여주는 견인 차량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NSU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모터사이클의 설계, 생산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는 NSU 폭스(Fox)라 불리는 모터사이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더불어 자동차 부분에서도 큰 발전을 이뤄냈다.
한편 케텐크라트 HK101는 현재에는 그 계보를 찾아볼 수 없고 밀리터리 관련 프라모델 등을 통해 현재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반궤도 차량, 그리고 수송기를 통해 투입이 가능한 ‘초소형 장갑차’ 혹은 ‘공수 전차’ 등 비슷한 개념을 가진 차량들은 침투와 특수 작전 등의 활용 가치가 높은 만큼 군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되고 있다.